이번 시간에는 맹장염(충수염)에 관하여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맹장염(충수염)이란?
Appendicitis
맹장염은 말 그대로 맹장(충수, Appendix)에 발생한 염증(-itis)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급성 충수염이 바로 맹장염입니다.
맹장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복통 질환 중 하나입니다. 매년 전체 국민의 15%, 대략 10만 명 정도가 이 맹장염으로 인한 복통을 호소합니다.
맹자염이 무서운 이유는 방치했을 때 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맹장이 터지게 되면 세균이 복막과 복강 내에서 증식하면서 패혈증(세균 혈증, Sepsis)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간혹 미디어에서 맹장염으로 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는데 대부분 이 패혈증이 원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급성 맹장염
급성 맹장염은 맹장염으로 인한 복통이 갑자기 시작되고 급격하게 진행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하루, 이틀 안에 통증이 극심해집니다. 그만큼 맹장이 터질 확률도 높습니다.
그래서 항생제 투여와 동시에 수술적 처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맹장염으로 수술을 한다면 대부분 급성 맹장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성 맹장염
이에 반해 만성 맹장염은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며 천천히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보통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서 복통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만성 맹장염은 진단이 매우 어렵습니다. 단순 복통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만성 맹장염에서 급성 맹장염으로 발전(복통이 극심해짐) 했을 때 만성 맹장염이 있었음을 추론할 뿐입니다.
맹장염의 증상?
Symptoms
맹장염이 발생하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맹장염에서 나타나는 복통의 특징은 이곳저곳 이동한다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오른쪽 아랫배가 아픈 경우도 있지만 윗배 혹은 배꼽에서 시작된 통증이 오른쪽 아랫배 혹은 윗배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통이 약해지기도 혹은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복통의 강도와 상관없이 압통(Tenderness)과 반발 압통(Rebound tenderness)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배를 지그시 눌렀을 때 나타나는 통증인 압통은 기타 다른 질환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른 손을 ‘뗄 때’ 나타나는 반발 압통은 맹장염과 복막염에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그래서 신체 진찰을 할 때 특히 이 부분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맹장염의 원인?
Causes
맹장염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맹장의 일부가 막히거나 이물질(머리카락, 변 등)이 쌓이면 맹장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맹장 폐쇄를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맹장이 막혀 맹장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맹장이 폐쇄되면 안에서 세균이 증식하게 됩니다. 일종의 게실염인 셈입니다.
폐쇄된 맹장 안에서 세균이 증식하면서 염증과 고름이 차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복부 통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맹장염 어떻게 진단할까?
Diagnosis
먼저 복부를 진찰했을 때 압통(Tenderness)과 반발 압통(Rebound tenderness), 복부 강직(abdominal rigidity) 등이 나타난다면, 일단 맹장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맹장염으로 확진하려면 다른 복부 질환들을 배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혈액 검사
실제 복부에 감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실시합니다.
주로 ESR(적혈구 침강 속도), CRP(C 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상승했을 때 염증 질환이 있음을 의심합니다.
소변검사
요로 감염이나 신장 결석과 같은 질환도 역시 복부 압통, 메스꺼움,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감별하기 위해 소변검사도 실시해야 합니다.
임신 테스트
복통을 호소하는 가임기 여성은 반드시 임신 테스트를 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임신'뿐만 아니라 '자궁외 임신'도 맹장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궁외 임신이란 수정란이 자궁 외에 나팔관이나 복부 내부에 착상하는 질환입니다. 간혹 많은 출혈이 동반될 수 있어 산부인과적인 검사도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골반 검사
여성에게 하복부 통증이 나타난다면 골반 염증성 질환(Pelvic inflammatory disease)이나 난소 낭종(Ovarian cyst)을 감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산부인과 의사는 생식기 부분을 육안으로 관찰하거나 초음파 및 조직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영상 검사
맹장의 염증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정확한 방법은 영상 검사입니다.
- 단순 방사선 촬영(x-ray)
- 초음파(Ultrasound)
- 컴퓨터 단층 촬영(CT)
- 자기 공명 영상(MRI)
특히, 맹장염 내부의 염증 혹은 복막 주위 염증 소견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복부 *CT(컴퓨터 단층 촬영)가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CT는 방사선 노출량이 단순 x-ray보다 높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이라면 반드시 임신 여부를 배제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물론 방사선이 없는 초음파로도 맹장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음파 영상은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비만한 사람이라면 초음파로 맹장을 보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로 맹장염에서는 CT 촬영을 우선시합니다.
드물지만 폐렴에서도 맹장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복부 영상에서 이상이 없다면 흉부 x-ray 검사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맹장염 어떻게 치료할까?
Treatment
맹장염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을 하지는 않습니다. 맹장염의 치료 옵션은 다양합니다.
맹장의 염증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항생체 투여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됩니다. 보통 ‘염증을 말린다 ‘라고 표현하는데 경구약과 정맥 항생제만으로 맹장염을 말려버리는 것입니다.
*항생제 단독 치료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항생제를 고용량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고 추후에 맹장염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병원 내원 당시에 염증이 너무 심하거나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지체 없이 맹장 절제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맹장염에 관하여 알아봤습니다.
맹장염은 복통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입니다.
다른 부위보다 배꼽 혹은 오른쪽 아랫배가 콕콕 찌르듯이 아파온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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