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Ileus)와 장폐색(Intestinal obstruction)이란?
소장은 길이가 약 6.7-7.6m에 달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이 긴 관을 특이한 방식으로 이동합니다. 바로 연동운동(Peristalsis)입니다. 연동운동은 장이 너울처럼 꿈틀거리며 음식물을 이동시키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런데 만약 근육이나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이 연동운동이 감소하거나 멈출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장의 움직임이 저하된 상태를 의학적으로 장마비(Ileus)라고 합니다.
장마비가 오면 음식물과 가스, 장액 등이 점점 장에 정체됩니다. 그러다 정체된 음식물이 완전히 장을 막게 되면 장폐색(Intestinal obstruction)이 발생합니다. 즉, 장마비는 장의 운동 기능이 감소한 것을 말하며 장폐색은 장이 물리적으로 막힌 것을 의미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장마비를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음식을 계속 섭취하다가 결국 폐색으로 증상이 악화되어 뒤늦게 병원을 찾아오곤 합니다.
사실 장마비는 굉장히 위험한 질환입니다. 장마비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장폐색이 심해져 장이 괴사 되거나 뚫릴 수 있습니다. 또한 뚫린 장에서 복강 내로 장내 세균이 유출되면서 이로 인한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복막염은 반드시 수술적으로 처치해야 하며 시기를 놓치면 환자가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 장마비의 증상과 합병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장마비 증상(Symptom)?
장마비의 주 증상은 심한 복부 불편감(Abdominal discomfort)입니다. 가스와 음식물이 항문으로 배출되지 못하니 더부룩한 느낌의 복부 팽만감과 함께 복통이 나타납니다. 이외에도 장이 마비되면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장마비 관련 증상
- 복부 팽만감(Inability to pass gas)
- 복통(위경련, Abdominal cramping)
- 포만감(Feeling of fullness)
- 식욕부진(Appetite loss)
- 구역(Nausea)
- 구토(Vomiting)
- 변비(Constipation)
만약 시간이 지나도 위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복부 증상이 오히려 심해진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장마비의 중증 합병증(Complication)?
장마비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중 가장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괴사(Necrosis)와 복막염(Peritonitis)입니다.
괴사(Necrosis)
괴사란 세포 또는 조직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되어 썩는 것을 말합니다. 괴사는 특히 심한 장폐색에서 잘 발생합니다. 음식물이나 가스압에 의해 장벽이 압박되면 장으로 가는 혈류와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서 결국 조직 괴사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때 괴사된 장벽의 일부가 약해져 구멍이 뚫리는데 이를 장천공(Bowel perforation)이라고 합니다. 장이 천공되면 장내 세균이 복강(Abdominal cavity)으로 쏟아져 나와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폐색 정도가 심해 장 전반에 걸쳐 허혈과 괴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허혈성 장염(Ischemic colitis) 혹은 괴사성 장염(Necrotizing colitis)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썩은 장은 *패혈증(Sepsis)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으로 그 구역을 통째로 제거해야 합니다.
*패혈증은 혈액으로 세균이 침입하면서 발생하는 전신 염증 반응 증후군입니다. 주된 증상은 심한 저혈압과, 빈맥, 과호흡 및 호흡곤란, 의식저하, 체온 증가 등입니다.
패혈증이 위험한 이유는 원인 부위를 제거해주지 않는다면 빠른 시간 안에 환자가 사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막염(Peritonitis)
*복막염이란 복강 내 장기를 덮고 있는 복막에 발생한 심한 염증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장천공으로 주요한 원인균은 대장균(E.coli)입니다.
복막염에서는 복통과 함께 복부 압통(Tenderness), 심한 반발통(Rebound tenderness)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복부 압통은 손으로 복부를 압박했을 때 발생하는 복통, 반발통은 손으로 복부를 압박했다가 다시 손을 뗐을 때 발생하는 복통을 말합니다. 또한 복막염의 복통은 허리를 구부리거나 기침하는 등 복막을 자극할 수 있는 행동에서도 나타납니다.
따라서 만약 복통이 1)지속적이면서 2)자세 변화에 따라 심해지거나 3)배를 누르고 뗐을 때도 발생한다면 복막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복막염의 복통의 특징
- 지속적이다.
- 자세 변화나 복압 증가에 따라 심해진다.
- 배를 손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있다.
- 배를 손으로 누르고 뗐을 때 통증이 있다.(정상에서는 뗐을 때 통증이 없어야함)
*복막염 또한 패혈증(Sepsis)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괴사성 장염과 같이 신속한 수술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복강 내 발생한 염증은 먹는 항생제나 정맥 항생제로 치료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장마비 증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우리는 종종 속이 불편하고 배가 아플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거나 화장실을 다녀오면 해결되곤 합니다.
하지만 화장실을 다녀와도 복부 불편감이 지속되거나 통증이 유지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장마비 초기 증상일 수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장마비를 진단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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