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의 위험요인(Risk factor of pancreatic cancer)
얼마 전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역이었던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으로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암을 발견했을 당시에는 이미 '췌장암 4기'로 말기 상태였고, 약 1년 6개월 간 치열하게 투병했지만 끝내 병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췌장암은 증상 없이 조용히 다가와 갑자기 생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 췌장암 위험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역적 위험 요인(Risk factors that can be changed)
가역적 위험 요인이란 생활 습관을 개선하거나 환경을 변화시키면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의미합니다.
흡연(Smoking)
흡연은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입니다. 흡연자는 비 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병률이 2배나 높습니다. 실제 췌장암 환자의 약 25%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금연을 하면 췌장암의 발병률도 같이 줄어듭니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매번 금연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비만(Being overweight)
비만 역시 췌장암의 위험 요인 중 하나입니다. *체질량 지수(BMI) 30을 초과하는 초고도 비만 환자들은 정상인보다 약 20% 이상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초고도비만이 아니더라도 체중 증가는 췌장암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과체중은 아니지만 허리둘레 주위로 살이 찌는 것은 췌장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체질량 지수 30은 미국인을 기준으로 한 수치이며 우리나라 사람은 25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체질량 지수는 몸무게(Kg)/키(M2)로 계산합니다.
당뇨(Diabetes)
췌장암의 또 다른 위험 요소는 당뇨입니다. 특히 제2형 당뇨가 췌장암과의 연관성이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2형 당뇨에서 비만이 많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제2형 당뇨 환자들은 소아, 청소년, 성인 모두에게서 과체중이 많이 나타납니다.
반면 제1형 당뇨는 췌장암과의 연관성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만성 췌장염(Chronic pancreatitis)
만성 췌장염 역시 췌장암의 직접적인 위험 요인입니다. 만성적인 염증은 췌장 조직에 반복적인 손상을 주고 이것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췌장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성 췌장염은 알코올 중독자나 과다 흡연자에게서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흡연, 알코올, 췌장염, 췌장암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가역적 위험 요인(Risk factors that can’t be changed)
비가역적 위험 요인이란 어떤 외부적인 노력으로 개선할 수 없는 위험 요인을 의미합니다. 보통 유전적으로 타고난 위험 요인을 의미합니다.
나이(Age)
나이가 들면 그만큼 췌장암 발병 위험도 증가합니다. 췌장암 환자는 대부분 45세 이상입니다. 그중 2/3는 65세 이상입니다.
게다가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질환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 병원에서도 췌장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들의 평균 나이를 계산해보면 70세 정도로 고령층이 대다수입니다.
성별(Gender)
남성은 여성에 비해 췌장암 발병률이 조금 높습니다. 이는 남성의 높은 흡연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종(Race)
아프리카계 미군인은 백인에 비해 췌장암 발병률이 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백인에 비해 조금 더 높은 비만율, 흡연율, 당뇨 유병률 등과 관계가 있다고 추측할 뿐입니다.
가족력(Family history)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췌장암 역시 가족력이 중요합니다. 가족 중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본인도 췌장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습니다. 몇몇 알려진 유전자가 있으며 이에 대한 내용은 아래에 '유전자 변이'에서 기술해 놓았습니다.
물론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도 췌장암은 발병할 수 있으며 아직 췌장암과 관련된 유전자는 전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자 변이(Genetic mutation)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췌장암은 전체 중 약 10%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췌장암과 관련된 유전 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BRCA1 또는 BRCA2 유전자
BRCA1 또는 BRCA2는 원래 유방암, 난소암과 관련된 유전 인자입니다. 그런데 연구 결과 BRCA1 또는 BRCA2에 변이가 일어나면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췌장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PALB2 유전자
유방암 연관 인자인 PALB2의 변이 역시 췌장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p16/CDKN2A 유전자
p/16CDKN2A는 본래 가족성 비정형 다발 흑색종(Familial atypical multiple mole melanoma syndrome), 피부나 안구 흑색종과 같은 피부암 연관 유전 인자입니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면 피부암뿐만 아니라 췌장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PRSS1 유전자
PRSS1은 가족성 췌장염(Familial pancreatitis)과 관련된 유전 인자입니다. 하지만 췌장염과 더불어 췌장암 환자에서도 PRSS1 변이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MLH1 또는 MSH2 유전자
MLH1 또는 MSH2는 린치 증후군(Lynch syndrome)으로 알려진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HNPCC, Hereditary non-polyposis colorectal cancer)과 연관된 유전 인자입니다. 췌장암에서는 MLH1 또는 MSH2 변이도 관찰됩니다.
STK11 유전자
STK11 변이는 소화기관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페츠 제거스 증후군(Peutz-Jeghers syndrome)이 있습니다. 하지만 췌장암 환자에서도 이 STK11 변이가 나타납니다.
유전자 변이에 의한 만성 췌장염(Chronic pancreatitis due to gene changes)
앞서 만성 췌장염은 가역적 인자로 췌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 만성 췌장염은 대부분 과다한 알코올과 흡연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만성 췌장염이 유전자 변이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알코올로 인한 췌장염보다 췌장암 발병 확률이 더 높고 예후 역시 안 좋으며, 기대 여명도 훨씬 짧아질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췌장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인자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여러 가지 위험 인자들이 있지만 그중 흡연과 비만, 만성 췌장염(알코올)은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췌장암과 가장 연관이 높으면서 개선 가능한 위험 인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금연과 다이어트, 금주는 병원에서 가장 지겹게 듣는 말이만 동시에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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