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가 대상포진(Herpes zoster)?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대상포진으로 의심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Ⅰ일반적인 대상포진 증상이란?
대상포진의 주요 증상은 피부 발진과 통증입니다.
대상포진의 피부 발진은 침범한 신경 분포를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띠 모양의 발진은 보통 편측성으로 발생하며 중앙선을 넘지 않습니다. 피부발진은 3단계로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국소적인 홍반, 종창, 구진 등이 발생하고 이어서 홍반 위에 군집한 수포(물집)가 생깁니다. 약 3일이 지나면 수포는 농포로 변하고 7-10일째에는 가피로 변하게 됩니다. 수포가 모두 가피로 바뀌는 것은 아닌데 일부는 터지지 않고 그대로 마르고 일부는 출혈성 또는 괴사성 형태로 남게 됩니다. 악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대수포가 생기기도 합니다. 평균 발진 기간은 약 2-3주일 정도입니다.
다음으로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도 역시 신경 분포를 따라 나타납니다. 통증은 피부발진보다 먼저 시작되기도 하고 함께 나타나기도 하는데 가려움, 이상감각 또는 불쾌감 등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하여 점차 심해지고 지각과민, 통각과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옷에 닿거나 손에 쓸리면 통증의 강도가 증가합니다. 그래서 보통 대상포진 환자들은 환부가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라고 표현하며 만지지 못하도록 손으로 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통증은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일 수 있고, 타는 듯한 느낌, 찌르는 듯한 느낌, 또는 전기가 오는 느낌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없으며 진통제를 꼭 투여해야 합니다. 통증은 대부분 발진이 치유될 때를 전후하여 점차 소실되지만 일부에서는 통증이 지속되며, 대상포진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면 이 통증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면서 평생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Ⅱ대상포진이 호발 하는 부위는?
먼저 대상포진은 흉추 신경의 분절 부위에 가장 많이(50% 이상) 발생하고, 뇌신경(특히 삼차신경의 안신경 분지), 경추, 요추 및 천추 신경 피부 분절 부위 등의 순서로 발생합니다. 쉽게 말해, 첫 번째는 가슴 부위, 그다음으로 얼굴과 목, 그리고 허리 및 엉덩이 순서로 잘 발생한다고 알면 되겠습니다.
또한 대상포진은 거의 모두 편측성(한쪽)으로 발생합니다. 양측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1% 미만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합니다.
추가로 대상포진은 1-8% 환자에서 재발할 수 있는데, 여성, 면역억제 상태, 통증이 30일 이상 지속된 경우 재발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상포진이 재발하게 되면 약 50%에서는 지난번의 발진 위치와 같은 곳에 발생하게 됩니다.
Ⅲ대상포진 미리 알 수 있는 전구증상이 있다!
대상포진의 전구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개는 발열, 권태감, 독감 증상, 두통, 구역, 목의 경직 등으로 나타납니다. 일부에서는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이 통증이 피부의 가려움, 얼얼한 느낌, 감각이상(paresthesia), 감각장애(dysesthesia), 작열통, 천자통, 전격통(lancinating pain)의 형태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전구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바이러스가 복제되기 시작할 때 신체 전반에 걸쳐 염증반응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전구증상으로 나타나는 통증은 주로 피부 발진 발생 3-7일 전부터 발생합니다. 소수에서는 발진 발생 전 일주일 이상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아주 드물게 전구증상의 통증이 100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전구증상이 길게 나타나는 환자는 바로 대상포진으로 진단하기 어렵고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검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눈 대상포진 환자는 녹내장 검사를 한다거나 흉복부 대상포진 환자는 협심증, 콩팥 급통증(renal colic) 또는 담낭염 등을 의심하여 갖가지 내과적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게다가 요천추부 피부 분절에 발생한 대상포진 통증을 좌골신경통으로 생각하여 척추 MRI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Ⅳ대상포진 의심해야 보인다!
따라서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 불필요한 검사를 시행하거나 대상포진의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다음의 상황에 해당된다면 대상포진을 꼭 의심해 봐야 합니다.
1. 먼저 가슴이나 머리 부위에 띠 모양의 발진이 나타나는지 확인합니다. 이때 통증이 동반된다면 대상포진을 강력히 의심해봐야 합니다.
2. 두 번째로 최근 일주일 동안 유독 피곤하거나 두통, 근육통이 있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대상포진의 전구 증상은 피부발진 3-7일 전에 주로 발생하므로 발진이 생기기 전에 평소보다 몸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발진이 생긴 가슴이나 머리 쪽으로 간질간질 거리는 느낌이나 저린 느낌, 멍한 느낌은 없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3. 세 번째로 과거에 수두 예방 접종을 맞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어릴 적 혹은 과거에 수두 예방 접종을 맞은 기억이 없고 수두를 앓은 적이 있다면 1, 2번 임상증상들이 나타났을 때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합니다.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발현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전에 수두 예방접종을 맞았거나 수두를 앓은 적이 없다면 새롭게 대상포진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이 경우 수두나 대상포진 환자로부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대상포진이 아니라 수두에 걸리게 됩니다.
4. 마지막으로 동반되는 통증이 콕콕 쑤시거나 칼로 베는 듯한 느낌, 화끈거리는 느낌이 든다면 주저 없이 대상포진으로 생각하고 가까운 '통증의학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여기서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대상포진을 바이러스에 의한 단순 피부질환으로만 생각하고 '피부과'만 방문하는 것입니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 감염이기 때문에 신경통에 관한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단순히 피부 발진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만 복용하고 신경 치료를 받지 않으면 후에 통증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고 평생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위험이 있습니다.
즉,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몸이 무겁고 두통과 근육통이 있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가슴 혹은 머리 부위에 띠처럼 길게 발진이 생겼고 발진이 생긴 부분은 며칠 전부터 날카롭고 화끈화끈하게 아팠던 부위이다. 지금도 발진 부위는 옷이 닿기만 해도 아프다. 생각해 보니 과거에 수두에 걸린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대상포진으로 의심하고 재빨리 가까운 통증의학과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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