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75%는 유당불내증이 있습니다.
여기서 유당불내증이란 우유에 함유된 유당을 소화하지 못해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유당불내증에 대한 민감도는 조금씩 다릅니다.
평소 유제품을 먹어도 복부 불편감을 크게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치즈와 생크림 등 유당이 거의 없는 제품을 먹어도 복통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어떻든 유당불내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 내용은 다른 포스팅에서 한번 다룬 바 있습니다.
유당불내증의 원인과 치료에 관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2021.04.09 - [의학 상식] - <배가 꾸륵꾸륵, 가스가 빵빵, 우유는 위험해!> 유당불내증
따라서 우리는 유당불내증을 피하면서 영양도 챙길 수 있는 대체 제품을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락토프리 제품을 이용하거나 두유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유에 관해서는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오늘은 이 두유와 관련된 몇 가지 궁금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두유는 우유에 비해 영양학적 가치가 있을까?
두유는 우유와 비슷한 양의 식물성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콜레스테롤은 전혀 없는 반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합니다.
게다가 두유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고, 이소플라본, 사포닌, 트립신 저해제 등의 기능 성분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만 본다면 두유는 확실히 우유에 비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양분들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영양분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
렉틴과 피트산
콩에는 렉틴(Lectin)이라는 성분이 풍부합니다. 다른 말로 SBA(Soybean agglutinins) 또는 SBL(Soy bean lectin)이라고 합니다.
이 렉틴은 콩의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는 화합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SBA는 장 구조와 장벽 기능, 면역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영양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콩에 함유되어 있는 파이테이트(피트산)이라는 물질은 금속 이온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칼슘, 철, 아연 등의 미네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능 성분이라고 알려진 사포닌, 소이아톡신, 프로테아제 억제제, 옥살레이트, 고이트로겐 및 에스트로겐 등도 *항영양인자로써 콩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합니다.
*즉, 두유는 확실히 우유보다 영양분이 풍부하지만 동시에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는 항영양인자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학자들은 두유를 섭취하라고 할까요?
그 이유는 영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여러 기능 성분들이 가져오는 부가적인 이득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성분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소플라본(Isoflavone)입니다.
유사 에스트로겐 이소플라본, 두유를 먹으면 정말 호르몬 불균형이 올까?
유사 에스트로겐 이소플라본이란?
두유에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리는 물질입니다.
두유로부터 흡수된 이소플라본은 체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아래의 2가지 작용이 있습니다.
-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하여 심장 건강에 도움
- 중년기 여성의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개선
이소플라본의 체내 작용?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두유 섭취가 체내의 이소플라본 농도를 과도하게 증가시키고,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에스트로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자궁근종, 자궁내막암, 난소암, 자궁내막 증식증, 난소-자궁의 양성종양, 유방암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실제로 2006년 일본에서 이소플라본 열풍이 불었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건강식품이나 이소플라본 정제 약품을 무분별하게 남용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섭취 안전 상한선을 하루 30mg 이하로 정하면서 문제가 일단락되었습니다.
이후 이소플라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고 현재 학계는 자연식품(ex 콩, 두유, 두부, 된장 등의 대두 가공품) 형태로 이소플라본을 섭취하면 문제가 없고 결론 내렸습니다.
자연식품으로 이소플라본을 섭취하거나 총량 10mg/day 이하로 섭취하면 여러 가지 *이로운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유방암 발생과 재발 감소, 장 운동 촉진, 노폐물 배출 증가 등
국내 대두 가공품들의 이소플라본 함량?
한국 식품과학회에서 조사한 국내 대두 가공품들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의 함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두유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의 함량은 4.5mg/100mg 정도입니다.
즉, 일반 두유 제품 1개의 용량이 200mg 남짓인 것을 감안했을 때 하루 3팩 이상 물처럼 마시지만 않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두유는 정말 근육 생성을 방해할까?
이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소플라본이 에스트로겐 유사 물질이라면, 근육 합성을 방해하지는 않을까?
실제로 한동안 인터넷에서 "대두 단백질을 먹으면 여유증이 생긴다.", "백날 운동해도 싼 대두 단백질이나 두유 먹으면 아무 소용없다"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두유는 근 합성을 저해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유를 먹는다고 해서 근 합성이 저해되지는 않습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이소플라본 수치가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꾸준히 두유를 섭취하면 체내 이소플라본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을까?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매일 *70-80mg/day 이상, 몇 달에 걸쳐 꾸준히 두유를 섭취해야 유의미하게 이소플라본 수치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는 두유 2L 이상을 매일 먹는다는 가정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2006년 당시 일본에서 정했던 상한선입니다.
두부, 두유, 장류 등 콩 가공식품을 즐겨먹던 일본 사람들의 95% 정도가 약 70mg/day 이하의 이소플라본을 꾸준히 섭취하는 상태였고 이때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 수치를 상한선으로 정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두유는 오히려 혈중 콜레스테롤과 LDL 수치를 낮추고, 노폐물 배설을 촉진시키기에 다이어트에 굉장히 좋은 식품입니다.
운동을 하는 입장이라면 두유 섭취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근육 합성 효율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두유의 식물성 단백질이 우유에서 추출한 유청 단백질이나 카세인(Casein) 단백질에 비해 근육 합성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을 피하면서 근육도 잘 키우고 싶다면 두유와 유당이 제거된 분리 유청단백질(Whey protein isolate, WPI)을 함께 섭취하시면 됩니다.
이상으로 두유에 관한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보았습니다.
하지만 두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특히 두유나 각종 콩 가공품에 들어가는 콩이 대부분 유전자 조작 콩(GMO)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두유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유를 대체하기 위해 콩이 아니라 아몬드를 통해서 만든 아몬드 우유나 코코넛 우유를 먹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영양 식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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