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굉장히 흔하게 발생하는 피부 질환, 습진에 대해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습진이란?
Eczema
습진은 염증이 동반된 피부 가려움증, 즉 피부염(Dermatitis)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아토피 피부염도 습진의 한 종류 입니다.
일반적으로 영유아의 얼굴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환경에 따라 소아, 청소년, 성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습진의 종류?
Eczema types
습진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크게 분류해보자면 4가지 입니다. 아토피성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이한성 피부염, 화폐상 피부염 입니다. 증상 자체는 비슷해보이지만 조금씩 차이점이 있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Atopic dermatitis)
아토피성 피부염은 가장 흔하고 만성적인 유형의 습진입니다. 붉은 발진과 함께 건조하고 가려운 피부 증상이 특징입니다.
영유아나 소아에서는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발목 등 관절이 접히는 부위에서 많이 나타나며 청소년이나 성인은 목이나 몸, 안면부 등 체부에서 주로 관찰됩니다.
접촉성 피부염(Contact dermatitis)
접촉성 피부염은 특정 물건이 피부에 닿았을 때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입니다. 유발 물질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작열감, 가려움, 발적 등이 나타나며 원인 물질을 제거해주면 증상이 사라집니다.
이한성 피부염(한포진, Dyshidrotic dermatitis)
한포진이라고도 하는 이한성 피부염은 주로 손가락, 손바닥, 발바닥에 발생합니다.
이한성 피부염에서는 물집과 함께 피부에 붉은 발적이 나타납니다. 또한 물집이 가라앉은 부위는 피부가 비늘처럼 벗겨지며 통증이 동반됩니다.
이한성 피부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며 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화폐상 피부염(Nummular dermatitis)
화폐상 피부염은 말 그대로 동전 모양으로 습진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겨울철에 잘 생기고 건조한 피부 주위에 동그란 모양으로 발적이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다리 부위에 잘 생기며 남성에게 더 흔하게 발견됩니다.
습진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
Symptoms
습진의 주요 증상은 가려움증, 건조하고 각질이 벗겨지는 피부, 염증, 발적 등입니다. 이런 증상이 한번 확 올라왔다가 다시 가라앉고 또다시 올라오기를 반복합니다.
습진은 신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팔,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머리(두피와 안면) 등에 나타납니다.
피부를 봤을 때 시각적인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전염성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 외 습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습진으로 인한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으면 증상이 더욱 심해집니다. 침범한 피부 부위가 점점 넓어지고 2차 세균 감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2차 감염이 발생한다면 항생제 연고 혹은 경구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습진은 왜 생길까? Causes?
습진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피부를 자극하는 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몸의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피부를 자극하는 물질은 비단 외부 물질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신체 내부의 단백질에 비정상적으로 반응하여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외부 단백질(세균, 바이러스)에 면역 반응이 작동하지만 습진이 있는 사람들은 내부 단백질과 외부 단백질을 구분하는 능력이 상실되었을 것으로 학자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습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들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또한 습진은 천식이나 꽃가루 알레르기 등이 있는 사람에게 더 잘 발생합니다. 이 역시도 과도한 면역 반응이 원인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력이 중요합니다. 가족 중에 습진이 있거나 천식이 있는 사람들은 본인 역시 습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습진 어떻게 진단할까?
Diagnosis
안타깝게도 현재 습진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은 없습니다. 의사는 피부에 나타난 임상 증상을 토대로 습진으로 진단내립니다.
몇 가지 패치 테스트(접촉성 피부염 유발 테스트)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선별할 수 있지만 정확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또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알아냈다 할지라도 습진이 없는 사람 대부분도 해당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의사들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 않는 것입니다.
습진 어떻게 치료할까?
Treatment
습진이 정말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한 문제라면 치료 역시 까다롭습니다. 약물이나 생활 습관 개선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순 있지만 언제든 재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2차 감염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 치료(Medications)
항히스타민제
가려움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사용합니다. 습진이 있는 환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가려움입니다. 낮시간에는 의식적으로 참는 것이 가능하지만 잠을 잘때는 이마저도 어렵습니다.
긁지만 않아도 습진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는 세티리진(지르텍), 디펜히드라민(베나드릴), 펙소페나딘(알레그라), 로라티딘(클라리틴)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할 수 있어서 대게 취침전 복용을 추천합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 연고와 경구약은 가려움증 뿐만아니라 염증 및 피부 벗겨짐 등의 증상을 전체적으로 완화시켜 줍니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피부가 얇아지거나 착색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먼저 저효능 스테로이드(연고형 하이드로코르티손)를 사용해보고 효과가 떨어진다면 고효능 스테로이드(연고형 프레드니손)으로 변경해 봅니다.
증상이 너무 심하다면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써볼 수 있습니다. 단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는 연고형보다 그 부작용이 훨씬 심하니 장기간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항생제
노란 짓물이 나오고 습진 부위가 부어오른다면 2차 감염을 의심하고 국소(연고) 또는 경구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면역억제제
면역억제제는 항진된 면역 반응을 줄이기 위해 사용합니다.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 습진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 감염, 고혈압, 신장질환, 혈액 질환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역시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생활 습관 계선(Lifestyle changes)
물론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 환경을 개선하면 습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극적인 화학 물질을 피하고 피부를 충분히 보습해주는 것입니다.
특히 건조한 피부는 습진을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기에 피부과 연고 혹은 크림, 검증된 보습 로션을 꾸준히 발라 주어야 합니다.
대체 의학 치료(Alternative therapy)
습진을 대체 의학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시도는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 차 치료 = 녹차, 우롱차
- 오일 치료 = 코코넛 오일, 해바라기 오일, 달맞이꽃 오일
- 스트레스 완화 치료 = 아로마 요법, 명상, 근육이완 요법
이상으로 피부 습진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사실 필자도 어릴적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음식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부모님이 밀가루와 고기를 일체 먹지 못하게 한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가 된 지금은 음식 보다 피부 보습이 습진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3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적절한 시기에 스테로이드 연고와 피부 보습제를 사용하면 습진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또한 자가면역반응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거나 사라지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아토피가 사라진다라는 이야기는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닙니다.(물론 현재는 너무나 많은 화학 제품들이 우리 주변에 있는 만큼 성인 아토피 환자도 많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만약 습진이 생겼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대체 요법과 함께 전문적인 피부과 진료를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